반응형 Life/Writing44 특집 - 공상사진소설 - '나를 찾아 온 오징어UFO' 아~더워서 머리가 터질 것 같다... 해가 비치지 않는 곳으로 떠나야 해. 작년에 해가 뜨지 않는 곳을 찾아간 또또(우리 집 강아지 이름)는 햇빛을 무척 싫어했다. 제 갈빗대보다 두꺼운 쇠사슬을 물어뜯고 튀어나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면 제대로 찾아간 게 틀임 없어! 머릿속에 들어앉은 더위란 놈을 일자드라이버로 파내다 슥슥~거리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믹서의 볼륨이 제 맘대로 움직이는 걸 발견했다. 참! 날이 덥다 보니 별 게 다 지랄이구나... 믹서의 전기를 확 꺼버렸다. 어쭈? 전기를 껐는데도 움직여? 내가 지금 정신이 이상한 거지? 그렇지? 맞지? 본부계단 쪽에서 공기를 찢고 뭔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더워서 새들이 피난오나? 소리가 문앞에서 멈추기에 살짝 열고 내다보았다. 뭔.. 2010. 7. 8. 추모소설 - 3. 청초선생 이 짧은 세 편의 소설은... 제가 바랐던 그분의 소박한 모습을 상상하며 작년 6월에 쓴 글입니다. 지금은 온전하고 편안하게 웃고 계시기를 빌며 1주기까지 일주일에 한 편씩 올리겠습니다. 당신이 계신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3. 청초 선생 “청촌가?” 기정이의 굵은 목소리였다. “잠깐만...끊지 말게...” 나는 담뱃갑과 재떨이를 들고 마루에 걸터앉았다. 맨발에 닿은 댓돌이 서늘했다. “그래...늦은 시간에 웬일이야?” “잠이 안 와서...” “늙은이가 일찍 자야지...별 일 없지?” 담배 한 개비를 뽑아 물었다. 몇 박자가 지나도록 대답이 없었다. “기정이...” “전에 내가 물어봤던 거 있지.” “그래...내가 알려줬잖아.” “자네가 알려준 시(時)가 정말 정확한가?.” “그럼...본인이 말해준 건.. 2010. 5. 21. 추모소설 - 2.잔속의 달 이 짧은 세 편의 소설은... 제가 바랐던 그분의 소박한 모습을 상상하며 작년 6월에 쓴 글입니다. 지금은 온전하고 편안하게 웃고 계시기를 빌며 1주기까지 일주일에 한 편씩 올리겠습니다. 당신이 계신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2.잔 속의 달 뜸하게 오던 입질도 뚝 끊겼다. 캐미라이트도 반쯤 빛을 잃었다. 구름 뒤로 들어가 버린 달은 아예 나올 생각도 않고 있었다. 간간이 보이던 별들도 구름 뒤로 숨어버렸다. 산을 내려온 차고 무거운 공기는 수로를 메우고 있었다. 큰 물 같았으면 슬슬 대물들이 마실 다닐 시간이었지만 얕은 수로는 작은 찌올림도 아끼고 있었다. 현성이가 휴대폰을 열어 시간을 봤다. “옘병...4월에 밤낚시는...하여튼 머리 큰 애들은 이상해.” “떡밥이나 갈아줘라.” “니네 선배는 왜 안 오.. 2010. 5. 14. 추모소설 - 1.빈대떡은 빈대로 만든다? 이 짧은 세 편의 소설은... 제가 바랐던 그분의 소박한 모습을 상상하며 작년 6월에 쓴 글입니다. 지금은 온전하고 편안하게 웃고 계시기를 빌며 1주기까지 일주일에 한 편씩 올리겠습니다. 당신이 계신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1. 빈대떡은 빈대로 만든다? 술이 올랐다. 자정이 가까웠지만 집에 들어가고픈 생각이 없었다. 지하철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지하철 시간표를 보았다. 방화로 들어가는 막차가 종로3가역에서는 12시 15분. 첫차는 5시 45분. 반대편 출구로 다시 나왔다. 어깨에 멘 기타가 거추장스러웠다. 가까운 곳에 자주 가는 빈대떡집이 있었다. 10시 반이면 손님을 내보내던 곳인데 오늘은 불이 켜져 있었다. 금연석 쪽에 술집식구들이 모여 앉아있었다. 가게의 왼쪽은 흡연석이었다. 구석에 두 사람.. 2010. 5. 7. 이전 1 ··· 6 7 8 9 10 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