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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분기로 넘어가면서 이틀 여유가 생겼다.
2000년 초반 같으면 무조건 낚시를 떠났겠지만
그냥 매일 하던 대로 책상에 앉았다.
12시간을 꼬박 한자리에 앉아 한가지만 계속한다는 건
편곡작업 외엔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시험준비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낮엔 수업을 듣고 밤에만 독서실에서
요점을 정리한 자습서를 죽죽 읽어갔지
이렇게 집요하게 매달린 적은 없었다.
요즘의 공부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있지만
평생 틈날 때마다 조금씩 익힌 것을 정리하는 공부다.
의무교육에서 배운 걸 바탕으로 삼고
내 삶에 필요한 공부를 선택하여 스스로 완성해 가는 길.
모든 학생이 이 방법을 쓴다면
이 세상은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내가 잘하는 것은 모두 스스로 익힌 것들이다.
체계가 서 있지 않고 능력을 가늠하기 어려운 방면에 종사하면서
흩어진 정보와 경험을 모아 내 탑을 쌓아온 작업들...
확실한 가닥을 잡아내려고 답이 나올 때까지 정면돌파를 택한 게
옳은 선택이었다.
뭐든지 대충 넘어가지 않는 성격이 한몫했겠지만...
공부하면서 익힌 기술과 지식을
슬슬 쉬운 글로 정리할 때가 머지않은 것 같다.
공부는 평생 끝나지 않겠지만
매듭을 지어놓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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