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중학교 3년 내내 놀고 있었다.
1학년 2학기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고
2학년 때는 신문을 돌렸고
3학년에 올라와서는 팝 음악에 꽂혀서 응암동 살던 친구 집에 자주 갔다.
(보고싶다 준원아!)
그 친구네는 가구점을 했는데 2층 자기 방에 번듯한 전축과 LP가 수백 장 있었다.
내가 좋아하던 Deep Purple 판도 있었는데, 처음 보는 일본 공연 앨범이었다.
여느 때와는 다른 Smoke On the Water의 전주!
역시 리치는 달라!
뻔질나게 준원이네 드나들던 3학년 2학기.
교무실 앞 복도에서 국어 선생님을 만났다.
1학년 때 국어를 가르쳐 주신 아주 고운 이미지의 여자 선생님.
"영주... 나 좀 도와주지 않으련?"
"에? 뭘요?"
"졸업 문집을 만들어야 하는데 도와줄 학생이 없어..."
나는 매점으로 가는 길이어서 마음이 급했다.
10분 안에 빵 사서 다 먹어야 하니까.
"네, 선생님. 언제부터 할까요?"
"응, 이따 수업 마치고 교무실로 와."
교무실에 가니 선생님께서 책상 위에 원고지 더미를 쌓아 놓으셨는데,
1m 정도 되어 보였다.
"왔어? 이걸 좀 옮기자."
원고지 더미를 나눠 들고 양호실 옆방으로 갔다.
"원고를 읽고 분류해야 하거든. 맞춤법도 손 보고..."
"헤에! 맞춤법이요?"
내가 왜 선생님 보조가 되었는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1학년 때부터 교내 글짓기 대회는 안 나간 적이 없었고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은 까닭에 맞춤법 조금 이상한 건 금방 잡아냈거든.
보름 정도 수업 마치면 골방에 남아 원고를 수정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매일 매점에서 쵸쿄우유와 빵을 사다 주셨지.
김자옥 선생님은 참 말이 없으신 분이셨다.
조용하게 말씀하시고 부드럽게 웃으시고...
선생님과 함께 글 고치고 엮는 시간 내내 정말 행복했었다.
연합고사 열흘 전에 책이 나왔다.
내 글이 잘 실렸나 보고있는데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영주, 정말 수고 많았어." 하시며 어깨를 톡톡 쳐주셨다.
아...선생님...
어느 분야에나 사람을 이끄는 힘을 가진 분이 있다.
강압적이고 무섭게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대부분이었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말씨로 트이지 않은 봉오리를 톡 건드려 주시는 선생님도 계시다.
평생 편히 글 쓰는 버릇을 길러주신 참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 올린다.
빵무늬 작가의 영상을 보면서 나의 글쓰기 시간을 떠올려 봤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작가 교육원(시나리오)'에서 공부한 적도 있었고
어쩌다 글발이 오르면 길게 죽 써내려 간 적이 여러번이었다.
완성한 건 80매 정도의 중편 하나뿐이지만.
글 쓰는 건 나와의 대화라서 거짓이 담기는 순간 글이 산으로 간다.
창작도 진실하게 수필도 진실하게 오직 진실하게가 왕도다.
말이 글이 되어야 한다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며
글 쓸 시간을 많이 만들어준 코로나 19에게 모든 영광을?
빵무늬 작가는 오랫동안 글쓰는 훈련을 해서
다른 선생님이 어렵게 설명하는 것을 아주 쉽게 풀어서 이야기한다.
이런 강의는 돈 많이 내고 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무료로 공개하셨으니 감사함이 하늘에 닿는다.
글쓰기에 뜻을 둔 분이라면 이 분이 올린 영상 빠짐 없이 보시고
나름 꿈을 이루셨으면 좋겠다.
10분만에 글 잘쓰는 법! 현직 전업작가 꿀팁, 스킬 몽땅 대방출! 너무 쉽다고 놀라지 마세요^^
영상 밑에 있는 글을 옮겼습니다.
정말 10분만에 글 잘쓰는 비법이 있냐고요? 있습니다!
망한 글 하나 가져오세요. 그리고 제가 말한대로만 고쳐보세요.
분명 10분 전 글보다 나을 겁니다!
글 잘쓰는 법은 어렵지 않아요. 다 아는 기초,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고요.
현직 전업작가, 가독성으로 승부하는 웹소설 전업 작가의 영업비밀 공개합니다!
글 잘쓰는 법
1. 짧게 써라 글 잘쓰는 법
2. 문장 길이로 리듬감을 줘라 글 잘쓰는 법
3. 어미에 변화를 줘라 글 잘쓰는 법
4. 대화를 늘려라 글 잘쓰는 법
5. 멋부리지 마라(필요한 문장만 써라) 글 잘쓰는 법
6. 접속서와 주어를 덜어내라 글 잘쓰는 법
7. 신뢰도를 높여라
너무 흔하다고요?
다 아는 이야기라고요?
그런데 왜 글을 못 쓰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글을 잘 쓰려면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처음엔 잘 안되지만 연습하다보면 분명 가능할 겁니다!
잘 읽히는 글.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거, 잊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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