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from 'Pixabay'
(요즘 사진을 많이 찍지 않기에 'Pixabay'에서 맘에 드는 사진을 골라 글머리에 붙인다.
내가 찍은 사진으로 오해할까 봐 출처를 밝히기로 했다.)
불필요한 연락을 하지 않고 산다는 건 큰 결심을 해야만 가능하다.
난 어려서 오랫동안 도봉산 건너 수락산 자락에 살았고
전화도 전기도 없는 곳이었기에(나중엔 전기를 끌어다 썼지만)
나와의 접촉은 오직 '약속' 한 가지뿐이었다.
사회로 통하는 길은 약속으로만 가능했고
사회와 내가 맺은 약속에 의해 이어지고 흘러갔다.
안부를 묻고프면 편지를 써야 했고
안부를 알기까지 하염없이 답장을 기다려야 했다.
정 답답하면 작정하고 사람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미리 약속이 되어있지 않으면 집 앞에서 날이 어두울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
그래서...난 약속을 어기거나 변경하는 걸 제일 싫어하게 되었다.
내가 약속한 건 어떡해서든 지키지만
상대의 약속 조건이 달라졌을 때는 아예 없던 일로 한다.
상대는 불쾌하고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겠지만
내게 정확히 설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걸 간과한 경우가 많다.
다 부족한 소통기술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 시절이 더 그리운 건 왜일까?
지금은 언제든지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예전보다 통화하는 빈도가 줄어버렸다.
오가는 감정은 플라스틱처럼 매끈하고 번드레하지만 무게감이 없다.
아주 가볍다.
편지지에 연필로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씨에서 흘러드는 마음처럼 따뜻하지 않다.
진심이 사라진 건가?
모두 포커페이스로 살아가는 걸까?
아니면 내가 진지한 사람과 만나고 있지 않은 걸까?
모든 건 내 탓이다.
그렇다. 모든 건 내 탓이다.다른 사람에게서 이유를 찾으려 애쓸 것 없다.
원인을 만들지 않아야 결과도 없는 것이다.
오랜만에 정말 편안히 지낸 명절 연휴.
감사함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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